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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레인지 안에서 음식이 고르게 안 데워지는 이유
— 마이크로파 간섭과 회전판의 물리학
🔹 1. 전자레인지의 원리, 한 문장으로 말하면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극초단파) 라는 전자기파를 이용해
음식 속 물 분자를 진동시켜 열을 발생시키는 장치예요.
이때 주파수는 보통 2.45GHz (초당 약 24억 5천만 번 진동)으로,
물이 이 주파수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에
물이 많은 음식일수록 빨리 데워집니다.
💡 쉽게 말해,
전자레인지는 물 분자를 춤추게 만들어 스스로 뜨겁게 하는 기계예요.
🔹 2. 그런데 왜 고르게 안 데워질까?
한쪽은 뜨겁고 다른 한쪽은 차가운 이유는
‘마이크로파 간섭(interference)’ 때문이에요.

전자레인지 내부의 마이크로파는
벽과 벽 사이에서 반사되며 겹치고 부딪혀요.
이때 파의 마루와 골이 겹치는 부분에서는 세기가 강해지고(가열 빠름),
서로 상쇄되는 곳에서는 약해집니다(가열 느림).
즉, 내부에는 ‘뜨거운 영역(Hot spot)’ 과 ‘차가운 영역(Cold spot)’ 이 생기는 거예요.
🔬 마이크로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기파의 파동무늬’를 만들고,
음식이 그 무늬 위에 얹혀 있는 셈이에요.
🔹 3. 회전판은 왜 돌까?
전자레인지의 회전판은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
이 불균일한 파동 간섭 패턴을 평균화하기 위해 도는 거예요.
회전판이 천천히 돌면,
음식이 뜨거운 구역과 차가운 구역을 번갈아 지나면서
전체적으로 고르게 데워집니다.
그래서 회전판이 고장 나면
“가운데는 미지근하고, 한쪽만 끓는” 현상이 생기는 거예요.
💡 회전판 = 파동 간섭을 균일하게 만드는 물리학적 믹서기
🔹 4. 회전판 없는 전자레인지는 어떻게 작동할까?
요즘 고급 모델 중에는 회전판이 없는 제품도 있죠.
이들은 내부에 ‘모드 스터러(mode stirrer)’ 라는 금속 날개가 들어 있어서
마이크로파의 반사 방향을 계속 바꿔 줍니다.
결과적으로 파동 간섭이 랜덤화되어 음식이 고르게 데워지죠.
구형 방식 | 최신 방식 |
---|---|
회전판 회전으로 파동 분산 | 금속 반사날개(모드 스터러)로 파동 방향 변경 |
기계적 회전 필요 | 내부 전자파 패턴을 동적으로 조절 |
두 방식 모두 마이크로파 간섭을 분산시켜 균일한 가열을 만드는 같은 물리 원리를 이용합니다.
🔹 5. 직접 해보는 간단 실험
전자레인지의 ‘보이지 않는 파동’을 눈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
[실험 방법] 전자레인지 파동 확인하기
- 회전판을 제거하고 평평한 접시를 넣습니다.
- 마시멜로 또는 슬라이스 치즈를 넓게 펴서 10초간 가열합니다.
- 일부 구간만 녹고, 다른 부분은 그대로 남죠?
→ 그 위치가 바로 ‘마이크로파 간섭 무늬(정재파 패턴)’예요.

💬 교훈 한 줄
전자레인지의 회전판은 단순히 도는 접시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파동을 고르게 섞어주는 물리학의 결과물이에요.
보이지 않아도 늘 정확히 작동하는 ‘과학의 손’이죠. ⚙️